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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상사화)는 피고 지고 ( 주간매일 에서 조 숙자 시 2018.10.27 밤 10시36분)

한문역사 2018. 10. 27. 22:51

능소화(상사화)는 피고 지고 .

 

임금님과의 하룻밤 사랑

당신 정 그리워 하도 그리워

황금빛 그리움으로 피어나는 꽃

다시 찾아오지 않는

님의 발자국 소리를 들어려고

귀를 활짝 열어 놓은 듯한 황금빛 꽃잎을

나팔처럼 더 넓게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밖을 보려고 더 높게.

 

담장 아래 상사병으로 곱게 누운 궁녀소화

떠난 듯 하여도 어느새 마음 깊은 강이 되엇고

궁녀소화의 기다림의 세월이

갑자기 아찔해오면서 

가슴으로 떨려오는 가벼운 전율이 

온몸을 휘감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같은 여자이기에.

 

여름이 다할 때까지 화려한 빛을 내뿜고

그대로 뚝 떨어지는 능소화의 오묘한 향기에

잠시 머물러 코끝을 맛사지하고 .

 

이렇게 장맛비가 시작할 때면

침묵 속에서 불타는 당신의 눈길 하나하나에

내 마음은 흔들리고

十五夜 새벽녘 달 밝은 그림자 뒤로하며

어느새 이슬 머금은

우아하고 애처롭다 못해 처연한 능소화로

스펀지 잉크 베어들듯이 변해감에

스스로 고개 흔들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