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景
野菊殘香引晩秋 (야국잔향인만추)
知時雁陣下汀洲 (지시안진하정주)
初更湖水登虧月 (초경호수등휴월)
何處光陰暮夜留 (하처광음모야류)
쑥부쟁이 남은 향이 가을 끝을 잡는데,
기러기떼 때를 알아 물가로 내려오네!
초저녁 호수 위에 이지러진 달 오르니,
밤 깊으면 세월은 어느 곳에 머무를까?
野菊 산, 들에 절로 난 국화, 감국, 쑥부쟁이, 산국, 해국 등.
殘香 남아있는 향기.
汀洲 못, 강, 호수, 바다 등 물이 얕고 흙ㆍ모래가 드러난 곳.
初更 초저녁 7 - 9시 사이. 虧月 이지러진 달
暮夜 이슥하여 어두운 밤.
늦가을! 황금 벌판 추수도 끝나, 바야흐로 단풍의 계절입니다.
들판의 쑥부쟁이, 구절초 등 들국화는 물론,
꽃집의 형형색색 국화도 제색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때를 아는 기러기는 일찍이 도착하여,
아침저녁 먹이활동이 분주하니, 늦가을을 실감합니다.
보름지나, 날마다 이지러져가는 달을 보면서,
끝이 어딘지도 모르고, 잡을 수도 없는 인생길,
나의 인생은 어디쯤 와있을까? 실없는 고민도 해봅니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라는데
몸이 늙어가니 사색도 무뎌가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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