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 띄우는 편지
벼 이삭이 거의 다 나올 무렵
더위도 조금 수그러져서
산등성이 너머로
하늘이 파랗게 열리고
바람은 서늘하게 불어
바라보면
너무도 기쁘고 정다운
우리 하늘 이구나.
보잘 것 없는 삶의 길을
걸어왔다 하드라도
격려와 용서를
말없이 내릴것 같은 안도감
이제는 되돌아 가지 못하는
悲願을 보았네.
수척한 시냇물은
징검다리 아래를 바쁘게 지나가고
무료해진 어린 고라니
인기척에도 그냥 서 있는 방천길 .
코스모스 고운 잎들은 가날프게 흔들리며
올해도 행렬을 지어 계절을 마중나와 잇었네.
산아래 대숲마을 여름 철새들은 심란하여
보금자리 위를 빙빙날며 긴 여행 준비를 하고 잇는 듯
태풍과 폭염을 잘 견디어 낸 열매들은
석양에 금빛으로 물들어 넉넉하게 익어가고
우리들은 감탄하여 무릎을 꿇을 때도 있었어 .
아 ! 첫서리가 내려 모두 떠나고 텅 비어도
여기에 땀흘렸던 들녁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싶네
사라진 것들을 기리며...
2019 1.31 樂冊 옮겨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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