逸居
風歇檐鈴自緩鳴 (풍헐첨령자완명) 醬間燻造麴香盈 (장간훈조국향영) 繕修蓋草騷黃雀 (선수개초소황작) 迂叟携鋤採薺行 (우수휴서채제행) 바람 자니 풍경소리 저절로 느려지고, 장독대 메주에는 누룩향이 가득하다! 새로 이은 이엉에 참새소리 소란한데, 무수옹은 호미들고 냉이 캐러 나서네! 逸居 별로 하는 일이 없이 한가로이 지냄. 檐鈴 처마 끝에 다는 작은 종. 풍경. 醬間 장독대. 燻造 메주, 콩을 삶아 찧어 덩이로 띄워 말린 것, 간장, 된장, 고추장 따위를 담그는 원료. 麴香 누룩 냄새. 蓋草 초가나 담을 이기 위하여 짚이나 새 따위로 엮은 물건. 迂叟 세상일에 어두운 늙은이, 노인의 자기 겸칭, 무수옹. 바람이 잦아들고 봄볕이 따사하니 풍경소리도 느려지고, 때 맞춰 소금물에 메주 띠워 장을 새로 담그니, 장독대에는 온갖 장 냄새가 가득합니다. 오늘은 봄나물로 된장국이라도 끊여야겠습니다.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도, 새로 이은 이엉에는 참새들이 볏짚에 붙은 곡식 찾느라 소란스럽습니다. 시끄러운 세상일에 관심도 없고, 시름도 없는 늙은이, 봄맞이하러 호미를 들고 텃밭으로 나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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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상 잘하고 많이 배웁니다.
장독대를 "장옹"이라고 읽습니까?
鶴潭 님 항상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독음을 고치지 않았군요, 醬間(장간) 은 장독대, 醬甕(장옹) 은 장독, 간장, 된장 으로 사전에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장을 새로 담갔으니 장독이라 표현했다가. 더 넓은 의미를 위해 장독대로 퇴고했는데, 실수가 있었습니다.
질정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