甘味 午睡
籬下凌霄滿發方 (이하능소만발방)
軟風水菊載淸香 (연풍수국재청향)
曲肱竹葉聞吹動 (곡굉죽엽문취동)
覺得安貧暫睡鄕 (각득안빈잠수향)
울 아래 능소화도 바야흐로 만발하고,
수국 꽃 맑은 향 산들바람 싣고 오네!
흔들리는 대 잎 소리 팔 괴고 들으며,
잠깐의 꿈나라에서 안빈낙도 깨닫네!
凌霄 능소화, 金藤花, 紫葳.
軟風 솔솔부는 바람, 산들바람. 曲肱 팔을 굽힘.
吹動 (바람이)불어 움직임.
覺得 깨달아 얻음. 安貧(樂道) 가난해도 평안히 지냄.
睡鄕 잠 잘 때, 마음이 가는 곳. 꿈나라.
요즘 조경일은 아파트 단지내 관목전정작업입니다.
키가 큰 병꽃, 황매화, 말채, 박태기, 조팝, 쉬땅나무,
화살나무, 수국, 좀작살을 포함하여,
키 작은 회양목, 철쭉, 영산홍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엊그제가 하지, 본격적인 무더위의 시작입니다.
하루 종일 기계를 들고 좌우상하로 휘두르다 보면,
땀이 비오 듯, 보안경으로 흐르는 땀에 눈이 따갑습니다.
물을 마셔도 갈증은 계속되고, 한줄기 부는 바람이 청량제입니다.
뭐니 해도, 하루의 즐거움은,
점심 후 10~20분 잠깐의 낮잠에 안빈락도를 느낍니다.
나무 그늘에서 종이박스로 요를 삼고, 작업화로 벼개 삼아,
산들바람의 조화를 음미하며, 작은 변화에도 감사함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