麥田 : 보리밭>
疑薰風麥浪(의훈풍맥랑) 훈풍에 보리 물결인가 싶은데
雲雀兩高飛(운작량고비) 종달새 자웅은 높이 날았으나
數偃紅花草(수언홍화초) 자운영 몇은 부러져 뉘어지고
惡童怡忘歸(악동이망귀) 애들은 즐거워 귀가마저 잊네
[漢詩와우리詩의만남/정웅,2019] 재구성
*薰風: 초여름에 부는 훈훈한 바람 *麥浪: 이삭이 팬 보리나 밀이 바람을 받아서 물결처럼
보이는 모양(模樣) *雲雀: 종다리, 종다릿과의 새 *偃: 눕다, 쓰러지다 *雲雀兩: 종다리 두
마리(雌雄) *紅花草: 자운영(紫雲英)의 별칭 *惡童: 장난꾸러기 *忘歸: 귀가(歸家)를 잊다
♬~ 밀밭 사이로 / Comin' Thro' the Rye
‘보리밭’
-‘바람의 추억②’
그 해
바람은 보리밭에서 일었다
초록 파도가 일렁이나 싶은데
순이네 보릿대를 꽤나 감아 뉘었다
종달새는 이미 저만치 높이 날았으나
자운영(紫雲英) 몇은 목이 부러졌다
‘올 보리농사는 망쳤다’
‘미친 년 놈들’
순이 엄마 울화통이
바람에 묻혀 아득했다
<문학세계2011>
***
유년 시절, 순이네 보리밭은 신화로 음습했다
처녀총각이 뒹굴고, 문둥이가 숨고 귀신도 함께했다
한 번도 본 적은 없다. 들었는데 본 듯 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