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방

어느 요양원 할머니의 글 을 옮겨봅니다.

한문역사 2014. 5. 24. 21:35

저어,ㅡ 여보시오.

돈 있다고 위세 하지말고,

공부 많이 했다고 잘난 척 하지말고,

건강 하다고 자랑하지말며,

명예가 잇다고 뽐내지 마소.

 

나이들어 병들어 누우니

잘난자나 못난 자나,

너 나 없이 남의 손 빌려

하루를 살더이다.

 

그래도 살아있어

남의 손에 끼니를 이어가며

똥오줌 남의 손에 맡기는구려.

 

당당하던 그 기세

그 모습이 허망하고, 허망하구려.

내 식구 내 형제가 최고인양

남을 업신여기지 마시구려.

내 형제 내 식구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바로 그 남이 이토록 고맙게

웃는 얼굴로 미소지으며 , 날 이렇게도

잘도 돌보아 주더이다.

 

아들 낳으면 1촌이요

사춘기가 되니 남남이고

대학가면 4촌이고 군대가면 손님이요

제대하면 8촌 이더이다.

장가가면 사돈되고

애 낳으면 내 나라 국민이요,

이민가니 해외동포  되더이다.

 

딸 둘에 아들 하나면 금메달이고

딸만 둘이면 은메달이고

딸 하나에 아들 하나면 동메달이고

아들 둘이면 목메달 이라 하더이다.

 

장가 간 아들은 희미한 옛 그림자되고

며느리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요

딸은 아직 그대는 내 사랑이구려

.

자식들 모두 출가시켜 놓으니

내 아들은 큰 도둑이요

며느리는 좀도둑이요

딸은 예쁜 도둑 이더이다.

 

며느리를 딸로 착각하지 말고

사위를 아들로 착각하는 일 마시오.

내 인생 다 끝나가는 이 노모의 푸념이

한 서러울 뿐 이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