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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에 띄우는 편지

한문역사 2019. 1. 31. 20:03

계절에 띄우는 편지

 

벼 이삭이 거의 다 나올 무렵

더위도 조금 수그러져서

 

산등성이 너머로

하늘이 파랗게 열리고

바람은 서늘하게 불어

바라보면

너무도 기쁘고 정다운

우리 하늘 이구나.

 

보잘 것 없는 삶의 길을

걸어왔다 하드라도

격려와 용서를

말없이 내릴것 같은 안도감

이제는 되돌아 가지 못하는

悲願을 보았네.

수척한 시냇물은

징검다리 아래를 바쁘게 지나가고

무료해진 어린 고라니

인기척에도 그냥 서 있는 방천길 .

 

코스모스 고운 잎들은  가날프게 흔들리며

올해도 행렬을 지어 계절을 마중나와 잇었네.

 

산아래 대숲마을 여름 철새들은 심란하여

보금자리 위를 빙빙날며 긴 여행 준비를 하고 잇는 듯

 

태풍과 폭염을 잘 견디어 낸 열매들은

석양에 금빛으로 물들어 넉넉하게 익어가고

우리들은 감탄하여 무릎을 꿇을 때도 있었어 .

 

아 ! 첫서리가 내려 모두 떠나고 텅 비어도

여기에 땀흘렸던 들녁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싶네

사라진 것들을 기리며...

 

       2019 1.31   樂冊  옮겨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