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과음·비만보다 해롭다”... 사망 위험 2배 높은 생활 습관
아프지 않고 오래 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몸에 좋은 음식이나 규칙적인 운동만으로 해결되진 않는다. 지난 1938년부터 현재까지 85년 동안 진행 중인 하버드 대학 연구(성인 발달 탐구)에 따르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보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가족·친구·동료 등 주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Strong relationship)였다.
80대에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노인들은 대부분 50대일 때 대인 관계 만족도가 높았던 사람들이었고, 배우자·친구 등 의지할 곳이 없는 80대는 기억력 감퇴 속도가 남들보다 빨랐다.
로버트 월딩어 하버드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지난해 출간한 저서(The Good Life)에서 “원치 않게 사회와 단절되어 사는 외로운 사람들은 다른 이들과 연결되어 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보다 건강이 빨리 나빠져서 단명(短命)하기 쉽다”면서 “말년에 의지할 곳(배우자·친구 등)이 있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만족도가 높은 ‘좋은 인생’을 보낸다”고 말했다.
✅“외로우면 병들기 쉽다”
외로움과 고립은 술·담배보다 건강에 더 해롭다. 무라야마히로시(村山洋史) 도쿄도건강장수의료센터연구소 부부장은 “흡연, 과음, 비만, 운동부족 등과 같은 불건전한 생활 습관보다 고독·고립 상태가 사망 위험을 최대 1.9배나 높일 정도로 치명적”이라며 “타인과의 접촉이 줄면 건강 관련 유익한 정보나 재정적 지원도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만성적인 고독이 사망 리스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신체 내에 염증을 일으켜서, 심혈관이나 뇌혈관 같은 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도 나와 있습니다. 면역 체계가 약해지고 뇌 기능이 저하되고 수면 효율이 떨어져서 몸이 아프기 쉽죠. 당뇨병이나 암, 치매, 우울증, 자살 등의 원인이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미혼女와 중년男의 고독감
그렇다면 과연 어떤 사람들이 고독·고립의 굴레에 빠지기 쉬울까. 조선일보 [왕개미연구소]가 이달 초 SM C&C 설문 조사 플랫폼 ‘틸리언프로’에 의뢰해 20~60대 성인 남녀 1513명의 고독·고립 지수를 조사해 봤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 10명 중 1명은 깊은 외로움과 고립 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에서 고립되어 있거나 고독하다고 느끼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13%는 ‘항상 그렇다’고 답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자 비중은 35% 정도였고, ‘가끔 그렇다’는 응답이 53%로 가장 많았다.
고독·고립은 노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곤 하지만, 이번 설문 조사에서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성별·연령대별로 나눠 분석해 봤더니, ‘항상 혹은 가끔 고독·고립감을 느낀다’는 응답 비중(14%)이 가장 높았던 그룹은 20~30대 여성이었다. 남성은 40~50대 중년층의 고독감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50대 남성은 고독사 위험이 60~70대 노인보다 더 높은 집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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