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관한 시모음 [새해시] [신년 시]...나태주 / 새해인사 외
새해인사 / 나태주
글쎄, 해님과 달님을 삼백예순다섯 개나
공짜로 받았지 뭡니까
그위에 수없이 만은 별빛과 새소리와 구름과
그리고
꽃과 물소리와 바람과 풀벌레 소리들은
덤으로 받았지 뭡니까
이제, 또다시 삼백예순다섯 개의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을 차례입니다
그위에 얼마나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잘 살면 되는 일입니다
그위에 더 무엇을 바라시겠습니까?
새해 소망 / 박미리
새날을 수 놓을 비단 한 필
공평히 받았으니
해, 거북, 학, 바위 어우러진
십장생처럼 좋은 기운 수놓으며
소문만복래 운수대통하여
가화만사성의 한 해 엮어 보세
망설이다 놓쳐버린 꿈도 활짝 피우는
하하 호호 멋진 한 해, 무술년의 주연 되세.
새해 아침 / 양현근
눈 부셔라
저 아침
새벽길을 내쳐 달려와
세세년년의 산과 들,
깊은 골짝을 돌고 돌아
넉넉한 강물로 일어서거니
푸른 가슴을 풀고 있거니
이슬, 꽃, 바람, 새
온통 그리운 것들 사이로
이 아침이 넘쳐나거니
남은 날들의 사랑으로
오래 눈부시거니
새해 새 아침을 열며 / 박현희
어두운 밤이 지나면
어김없이 밝은 새벽이 다시 열리듯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밝았습니다.
어제는 모두 역사 속에 가두고
새로운 오늘이 활짝 열렸습니다.
낙엽 지는 가을 혹한의 겨울이 지나야만
새순 새 가지에 잎이 돋아나는
따스한 봄은 다시 찾아오듯이
가고 오는 세월 속에
사람도 가고 사랑도 가며
우리 인생 또한 그렇게 속절없이 흘러가겠지요.
만남이 있으면 으레 이별이 있게 마련인 것을
사람이 떠나고 사랑도 떠나면
다시 또 다가오는 인연도 사랑도 있을 테지요.
그러니 가고 오는 것들의 연속인 삶의 선상에서
부디 떠남을 슬퍼하지 말고
새로이 다가오는 것들을 두려워하지 말며
새롭게 열린 새날 새 아침을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힘차게 출발해야겠습니다.
내 앞에 펼쳐진 오늘의 삶은
내 생애에 두 번 다시는 없을 매우 귀중한 시간이니까요.
새해를 여는 마음 / 문혜숙
새해에는
문밖에 작은 등불 하나 걸어놓고
외로움으로 문 두드리는 소리를
외면하지 않으리라
늘상 그리워하면서도
새장 속의 새처럼 가둬둔 채
가고 오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하여
걸어 둔 빗장을 활짝 열고
등뒤로 숨어버린 지난날의 유언처럼
함께 머물고 있는 자리의 아름다움과
소유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가치가
내가 아끼던 반쪽의 빵을 나누리라
새해에는
마음의 그릇을 비워
잘 여문 씨앗을 뿌리리라
속절없이 보내버린 지난 날
어둡고 쓰린비애로 앓아 눈던 상처와
내려놓치 못한 삶의 채찍 자국을
깨끗이 지우고
매년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농부처럼
소망의 씨를 뿌리고
성실과 사랑의 물을 주어
기쁨의 열매를 가득 거두리라
정해년 아침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세상이 아름답게 되는
소박한 꿈을 꾸며
눈가에 웃음 몰고
까치를 반기는 아낙이 되고
천마리의 학을 접어
한해의 소망을 비는 동심도 되어
새해 첫 손님
설레임으로 뜨는 태양의
환한 빛을 가슴에 안으리라
새해 아침을 노래하다 / 윤미전
보라,
새해 첫 아침을 순산하며
흐뭇한 미소로 등 두드리는 산허리 기댄 채
출렁이며 숨 고르고 있는
저 바다의 상기된 표정
새로이 열린 하늘이
햇살다발 펑펑 터뜨리며
천지사방으로 흩뿌려지고
한 살 나이 더한 새들도 무슨 생각에선지
날갯짓 하며 치솟는다
어둠 쓸어낸 새해 첫 햇살이
복덩이 같은 어린 것들 품고 있는
어미돼지 토실토실한 등가죽에
한 벌 온기를 덮어준다
숨 가쁘게 줄달음쳐 온 산맥들 일으켜 세워
삼백 예순 닷샛날 다시 행진하며
힘찬 발걸음들 모아보자
먼저 온 희망이 어서 오라 손짓하며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새해 첫 기적 / 반칠환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새해를 맞으며 / 정연복
낡은 마음
훌훌 털어 버리고
마음이 새로워져야
새해입니다.
미움과 불평으로
가득했던 마음
사랑과 감사의 마음으로 바뀌어야
새해입니다.
닫혀서 녹슬었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세상을 크고 넓게 바라보아야
새해입니다.
묵은해가 갔다고
그냥 새해가 오는 게 아니라
새 마음 새로운 삶이 있어야
새해입니다.
새해맞이의 시 / 정연복
삼백예순다섯 날이 담긴
보석상자
올해도 내 앞으로
배달되었다.
하루에 하나씩
떨리는 가슴으로 꺼내 쓰라고
귀하디귀한 선물이니
좋은 일에만 사용하라고.
땅에 발붙여 살지만
틈틈이 하늘도 바라보면서
너른 마음 푸른 영혼으로
순간순간 기쁘게 살아가라고.
새해 인사 / 오애숙
오늘은
기분이 좋은날이다
새해 첫날이기에
오늘은
새마음 속에 새 문을
활짝 열고 웃는다
오늘 위해
준비한 옷을 입고서
서로에게 축복한다
웃음꽃 핀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오늘 만큼은
서로에게 어디를 가도
복받으라 기원해 준다
오늘만 같아라
365일! 정감 넘치길
맘속에서 휘날린다
새해 마중 길 / 이경숙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
사랑과 행복의 싹을 틔우며
새 희망으로 새 손님 맞을
마중 길에 든다
어둠이 삼킨 밤하늘엔
별빛이 쏟아져 내리고
반 쯤 찬 달은 입이 찢어질듯
벌어져 있다
간간히 십자가 불빛은
새날을 축복하듯 빛나고
어슴푸레 흘러 나온 인적의 불빛이
온기종기 새 희망으로 따사롭다
바람도 숨죽인 정적 속에
서서히 여명의 붉은 태양이
해무를 가르고 힘차게 솟아 오른다
새 희망의 불빛이 이글거리며
어둠고 힘든 곳 구석구석 밝게 비추어
위태로운 영혼의 시린 눈을
씻어 준다
바위틈
해풍에 홀로 핀 해국이
북풍한설 이겨낸 지순한 사랑의 열망
찬 서리 온몸에 치장하고
떠오르는 태양을 품었다
밝아 오는 새 아침을 등에 업고
새날의 새희망을
지평선 푸른 바다 위에 띄운다
새해를 기다리는 노래 / 이기철
아직 아무도 만나지 못한 새해가 온다면
나는 아픈 발 절면서라도 그를 만나러 가겠다
신발은 낡고 옷은 남루가 되었지만
그는 그런 것을 허물하지 않을 것이니
내 물 데워 손 씻고 머리 감지 않아도
그는 그런 것을 탓하지 않을 것이니
퐁퐁 솟는 옹달샘같이 맑은 걸음으로 그는 올 것이니
하늘을 처음 날아보는 새처럼 그는 올 것이니
처음 불어보는 악기소리처럼 그는 올 것이니
처음 싸본 시처럼 처음 받아든 연서처럼 그는 올 것이니
화려하지는 않지만 어디에도 때 묻지 않은 새해가
햇볕 누이의 마중을 받으며
작은 골목 작은 대문을 향해
종종걸음으로 그는 올 것이니
새해 인사 / 정연복
삼백예순다섯 개의
태양이 뜨고 지는 날 동안
하루하루 즐겁고 재밌는
삶의 여행을 하세요.
기쁨과 행복의 날에도
슬픔과 불행의 날에도
한 송이 들꽃같이 민들레같이
생명의 꽃을 피워 나가세요.
'그외 인용문 2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백의 월하독작 (0) | 2025.01.05 |
---|---|
윤 보영 님의 시 70편 모음 (1) | 2025.01.05 |
기 도 (나 태 주) (0) | 2025.01.02 |
近 六十年 因緣 (0) | 2024.12.31 |
歲暮有感 (0) | 2024.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