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악 산
설악산 대청봉 돌밭길엔 , 살얼음이 앏게 끼어잇고
하얀 눈을 머금은 낙엽들이 , 거센 바람에 휘몰아친다.
동녘의 붉은 태양이 서서히 떠 오르고, 동해의 시퍼런 바닷물은
지평선의 파란 하늘에 맞닿아 있다.
상쾌한 아침의 찬연한 햇살에 , 황금빛을 띤 기암괴석들이
계곡과 능선을 따라 시시각각 형형색색의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만추의 공룡능선 길엔 ,오색의 낙엽들이 두껍게 쌓여잇고
하얀 서릿발 나뭇가지에 매달린 노랗고 빨간
마지막 단풍잎들이 산들바람에 살랑살랑 나부낀다.
눈이 시리도록 청명한 하늘아래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의
기묘한 연봉들이 손끝에 잡힐 듯 눈앞에 줄줄이 서 있고.
아스라히 보이는 귀때기청봉엔 , 능선 위로 맴도는 뭉게구름이
하얀 띠를 두른 노인 모습의 삿갓봉을 만드는구나.
백두대간, 한계령, 마등령 ,구간의 힘든 산행을 자축하며
천 개의 불상을 닮았다는 천불동계곡으로 빠르게 하산한다.
아! 백두대간 중심에 우뚝 솟은 설악의 대청봉아 !
내 생명 다하여 다시 태어난다 해도
사랑하는 너를 찾아 이 곳을 오르고 또 오르마.
정 은 기 지음
지은이는 68세의 노익장으로 16시간 30분만에 설악산종주를 결심하고 당일 완주하신 분이시다
새벽 1시 33분에 비선대를 출발하여 마등령 정상을 향해 돌계단에 첫발을 디딘다.
오늘 실행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이다 면서 설악산 천불동계곡의 비선대를 출발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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