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보낸지 꼭 1주일째 되는 날
조심운전 해서 집에 오고있는데 내 휴대폰으로 엄마한테서 전화가 온다.
다급하신 모양이다 내가 다시 신호보내니 받으시는데 집에해도 없어서
너한테로 했단다. 죽(粥)은 이제 도저히 못 먹겟으니 밥을 먹고싶단다 어제낮에
아내와 가면서 팥죽을 사가서 드시고 누나는 또 쌀죽을 다사동생도 호박죽을
해와서 드시니 이젠 못 드시겠단다. 사실 엄마께선 거의 두달여 전부터 밥맛이 입맛에
당기지를 않아서 이제껏 심한 고통을 받아오셨다 마침 아내는 절(寺)에 간터라 차안에서 곧장 전화하여
집에오라고 알리다 내가 기다리니까 팔공산 천둥사에서 버스타고 오니 2시간 가량 걸린다 내 허리아픈 몸으로
아내태우고 곧장 엄마집가니 우리오기만을 기다리다 지친 모습으로 계신다 가엽다 하도 가엽다 넘넘 죄송스러웠다
낮엔 대청에서 뜨럭으로 내려오시다가 손잡은 방충망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엄마도 함께 그만 딩굴었단다
그래도 아들 자부가 당신태우러 온다고 고추잎 파 등을 준비해 놓으시는 울엄마
엄마태우고 아내와 대구집에와서 아내는 우선 밥데우고 반찬 준비하여 엄마께 드리니 허기에 찬듯 몇숫갈 드신다
이어서 저녁에도 새밥하여 된장하여 비빔밥을 하라시기에 셋이서 꿀맛인양 조금 드신다
정말 죽을 힘을 다하여 드신다 다음날 아침에 엄마의 오른손이 너무 떨려서 겨우 식사를 하신다 왼손도 마찬가지였다
점심때는 더 심하게 떨리신다 걱정되어 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영양실조일때 많이 생기는 증상이란다 내 예측은 맞았다
그간 너무 식사를 못 드신게 원인이었다 오후엔 아내가 엄마태우고 다사의 한의원에 갔었다 엄마 입맛이 돌아오게 한약지어려고
갔다 한의사가 진맥하니 엄마는 우울증이라 진단한단다 아내의 예측이 맞았다 오랜 세월동안 가슴깊이 쌓인 스트레스가 주원인
이리라 아들인 나와 딸자식간의 설운마음, 아버지 돌아가시고 큰사위와 또다른 조카란 놈과의 깊은 원한들 때문 이리라 이게 지난 35년간 쌓인 스트레스가 오늘의 울엄마 우울증이 생긴 원인이리라. 치유하는 길은 마음속의 모든 앙금을 훌훌 털어버리고 마음을 완전히 비우는 길 뿐이란다.이게 앞서야 한약을 드셔야 효험이 있단다. 그러나 이게 하루아침에 털어버릴수야 있으랴 차츰차츰 털어버리시라고 아내와 난 신신당부 드리다.그날 저녁식사때부턴 정말 죽을 힘을 다해서 조금씩 밥을 드신다 또 호두알을 햇쌀과 믹서하여 죽을 쑤어 드리니 맛있게 드신다
손떠는 것이 조금 줄었다 오늘 아침 식사때는 많이도 좋아지신 울엄마 엄마의 손을 꼬옥잡고 이젠 걱정없다고 하다 저녁식사도 함께 하면서
아내가 또 다른 영양식 죽을 해 드리니 맛있게 드시고 밥도 조금 드신다 이젠 기력을 어느정도 회복하신것같다
밤엔 엄마 아내 태우고 비오는중에 세천집옆에가서 어제밤 주문한 한약을 찾아오고 난 엄마집들러 개를 돌보고 먹이주고 나와서 곧장 함께 또 대구집오다 조금 쉬시다가 따끈한 한약 한봉지 손에 쥐고서 무어라고 기도드리고나서 정성껏 약을 드신다
제발 이약먹고 당신의 마음의병 깨끗이 낫게 해 주십사 하고 빌었을께다 .
엄마, 울엄마 ,이제 모든 스트레스 이번에 모두 날려버리고 다시 출발하시라
이길만이 우리가 엄마께 바라는 큰 소원이요 ,엄마가 자식에게 주시는 크나큰 자식사랑이라고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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