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버지 어릴 적 일제 강점기
집안 살이 가난하여
학교문전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지겟짐 지며 농사일 배워 농민이 되어
한평생 고생고생 논밭 일구며 살으셧다.
울 아버지는 엄마 같이
마당 닭 잡아 자식 생일 챙기시고
유학보낸 자식들 입학식 졸업식에 병원출입 까지
좋은 날 궂은 날 일찍가신 엄마대신 사랑 주시며
한평생 그리도 자상하게 살으셨다.
울 아버지는 태산 같이
모질었던 인생풍파 흔들림 없이 인내하며
부모는 자식의 거름이다
심지굳은 철학과 아낌없는 실천으로
한평생 이웃의 칭송받으며 살으셨다.
울 아버지는 하해 같이
손해를 보아도 이해하며 갈등을 녹이며
종년근고(終年勤苦)의 끝을 보람으로 알고
수한풍박(水旱風雹) 다 이기며 부농이 되어
한평생 고향사람들의 귀감으로 살으셨다.
울 아버지는 군자 같이
화가 나셔도 침 삼켜 참으시고
기쁘셔도 은근한 미소로 대신하며
마음 속 자식사랑 ,환한 이웃사랑
한평생 인간의 도리를 깨달으며 살으셨다.
울 아버지는 성인 같이
스스로 때를 아시어 이번에는 집에 갈 수 없겠다며
고통의 마지막 순간에도 초조함 없이 의연하게
운명의 날을 기다리다 사순절에 가시니
한 평생 참 신앙심으로 부활을 믿으며 살으셨다.
울 아버지 마지막 전날에
내 한평생 너를 믿고 네 덕에 오래 살앗다.
형제 남매들 잘 부탁한다고 말씀하실 때
아버지, 나 두 손을 마주잡고
어찌할 수 없는 무력한 이별앞에 하염없이 울었다.
농업인 아버지
보통사람 울 아버지
엄마 같고 태산 같고 하해 같으며
군자 같고 성인 같던 울 아버지
지금은 우리들 마음속에 영원히 사십니다..
이 글은 2014년 강동문화원 에서 펴낸 좋은동네71 쪽에 실린 이글이 넘넘 제 마음 속 깊이 다가오기에 여기 옮겨 봅니다. 구 본 훈 옮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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