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방

울 아 버 지

한문역사 2014. 4. 19. 05:07

울 아버지 어릴 적 일제 강점기

집안 살이 가난하여

학교문전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지겟짐 지며 농사일 배워 농민이 되어

한평생  고생고생 논밭 일구며 살으셧다.

 

울 아버지는 엄마 같이

마당 닭 잡아 자식 생일 챙기시고

유학보낸 자식들 입학식 졸업식에 병원출입 까지

좋은 날 궂은 날 일찍가신 엄마대신 사랑 주시며

한평생 그리도 자상하게 살으셨다.

 

울 아버지는 태산 같이

모질었던 인생풍파 흔들림 없이 인내하며

부모는 자식의 거름이다

심지굳은  철학과 아낌없는 실천으로

한평생 이웃의 칭송받으며 살으셨다.

 

울 아버지는 하해 같이

손해를 보아도 이해하며 갈등을 녹이며

종년근고(終年勤苦)의 끝을 보람으로 알고

수한풍박(水旱風雹) 다 이기며 부농이 되어

한평생 고향사람들의  귀감으로 살으셨다.

 

울 아버지는 군자 같이

화가 나셔도 침 삼켜 참으시고

기쁘셔도 은근한 미소로 대신하며

마음 속 자식사랑 ,환한 이웃사랑

한평생  인간의 도리를 깨달으며  살으셨다.

 

울 아버지는  성인 같이

스스로 때를 아시어 이번에는 집에 갈 수  없겠다며

고통의 마지막 순간에도 초조함 없이 의연하게

운명의 날을 기다리다 사순절에 가시니

한 평생 참  신앙심으로 부활을 믿으며 살으셨다.

 

울 아버지 마지막 전날에

내 한평생 너를 믿고 네 덕에 오래 살앗다.

형제 남매들 잘 부탁한다고 말씀하실  때

아버지,  나   두 손을 마주잡고

어찌할  수  없는 무력한  이별앞에 하염없이 울었다.

 

농업인 아버지

보통사람 울 아버지

엄마 같고  태산 같고 하해 같으며

군자 같고  성인 같던 울 아버지

 

지금은  우리들  마음속에  영원히 사십니다..

 

 

이 글은 2014년 강동문화원 에서 펴낸 좋은동네71 쪽에 실린 이글이 넘넘 제 마음 속 깊이 다가오기에 여기 옮겨 봅니다.  구 본 훈 옮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