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 인용문 2집

설날 아침에 (김종길 시인)

한문역사 2025. 1. 19. 17:22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

세상은 

험난(險難)하고 각박(刻薄)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도 착하고,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