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천(端川) 고을에서 결혼을 한 일이 있었다 캄니다.
신혼 밤은 젊은 청춘 남녀의 Best Time 라 카제요.
불이 꺼지고 천재 시인과 미인이 함께 찰떡처럼 붙었으니,...
그런데 말이요, 갑자기 김삿갓이
허공에서 로켓트가 분리되듯, 팔딱 떨어져 나와
불을 켜더니 실망의 표정을 지으면서 벼루에 먹을 갈고
그 좋은 名筆로 一筆揮之하니,
毛深內闊 (모심내활)
必過他人 (필과타인)
털이 깊고 안이 넓어 허전하니
필시 타인이 지나간 자취로다.
이렇게 써 놓고 입맛만 다시면서 한 숨을 내쉬는 신랑의
그 요상한 행동에 신부도 요상한 생각이 일어
김삿갓이 써 놓은 화선지를 물끄럼이 보다가
슬그머니 이불에 감쌓인 몸을 그대로 일으켜 세워
백옥같은 팔을 뻗어 붓을 잡더니
그 예쁜 손으로 一筆揮之하니,
後園黃栗不蜂坼 (후원황률불봉탁)
溪邊楊柳不雨長 (계변양유불우장)
뒷동산의 익은 밤송이는 벌이 쏘지 않아도 저절로 벌어지고
시냇가의 수양버들은 비가 오지않아도 저절로 자라니더.
신부가 쓴 글을 본 김삿갓은 자기의 처녀성을 의심하는 글도 글이거니와 이에 응답하는 글 역시 기가 막힌지라, "유머도 이쯤 되면 단순히 음담패설이라고 하지 못할 것이로다" 둘은 잠시 주춤했던 분위기를 원상으로 .....
출처 : 2009 대덕산악회
글쓴이 : 해송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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